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오피니언 스포츠 국제 인물 기획/특집
전체기사  |  지면보기(PDF)  |  네티즌광장  |  내폴더  |  회원가입  | 

- 자녀들 영어고민 ‘끝’

- 전화요금 청구서 이메일로 받자
  사설
  포럼
  시론
  데스크시각
  지구촌전망대
  푸른광장
  오후여담
  여론마당
  취재수첩
기사리스트
[시론]칼럼니스트

홍정기 논설실장
김성호 논설위원
김광원 논설위원
황열헌 논설위원
이신우 논설위원
윤창중 논설위원
박광주 논설위원
김회평 논설위원
해외의 젊은 시각

Jon Wolfsthal
John Feffer
마 샹우
리둔치우
유재상
home > 오피니언
스크랩 돌려보기 프린트
<포럼>
운동권은 왜 말이 없나
.
학생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 등 이른바 우리가 ‘운동권’이라고 부르는 집단의 역할이 갈수록 애매해지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아래서 이들은 소외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제도권 정치와 정부를 비판하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87년 이후 성취한 민주화는 이들의 기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민주화 앞당긴 저력은 어디로


독재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선택한 삶과 죽음은 누가 보아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는 숙연한 모습이었다. 70년대 전태일과 김상진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이들의 저항정신과 비판정신은 80년대로 이어져 결국에는 철옹성과 같던 권위주의 정권을 타도하고 드디어 우리 사회를 민주주의의 햇볕이 쪼이는 양지로 만들었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는 어른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학생운동은 학원과 거리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는 요구를 지속했다. ‘국가경쟁력의 약화’를 우려하는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은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산업현장은 물론 거리에서 펼쳐왔다.

‘동기와 결과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민운동은 낙천낙선운동과 같은 적극적 현실참여를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운동에 의한 문제해결만이 최선은 아니지만 이런 방식의 문제제기와 비판정신 나아가서 저항운동이 없었다면 오늘날 유지되고 있는 최소한의 사회정의와 균형마저도 우리는 지킬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운동권은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었다. 운동권이 권력과 부에 영합하지 않고 국민의 편에서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물론 비판의 대상에도 성역이 없었다. 인권과 정치적 자유는 물론이고 경제나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도 비판의 칼날이 비켜가지 않았다. 분배의 정의와 기회의 균등을 기준으로 운동권은 기득권 집단, 특히 권력과 금력, 그리고 이 둘의 야합을 비판해 왔다.

그러나 요즈음은 사정이 전혀 달라 보인다. 최근 운동권이 보여주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역할과는 상당한 편차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검토하면서 이른바 운동권의 문제점을 이야기해 보자.

권력비리 의혹 외면에 실망


지금까지 밝혀진 여러 정황증거에 의하면 지난 총선을 거치며 여권은 조직적으로 선거에서의 부정을 축소 및 은폐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동시에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권력의 개입 없이 은행의 지점장이 거액의 대출을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모르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의혹을 수사해야 할 검찰은 어물쩡 사건을 덮으려 한다. 이에 반발해 야당은 국회를 버리고 장외투쟁으로 나섰다.

과거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학생운동 시민운동 노동운동 등의 이른바 운동권이 들고일어나 한편으로는 정부를 비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적 관심을 모아 저항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정해진 수순이다. 야당의 장외집회에 협력하여 청중을 동원하고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입장을 천명한다. 국민적 저항과 정부 여당의 입장이 마주 오는 기관차처럼 부딪치면서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진다. 바로 이런 과정의 주역이 운동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병폐가 마각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동권은 꿀 먹은 벙어리다.

어찌된 영문인지 대학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고, 온갖 자질구레한 일에도 서명운동을 벌이던 시민운동 단체들은 전혀 나서질 않는다. 노동운동 역시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 직접적인 관련이 있던 조폐공사의 파업유도 의혹에 대해서도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라고 치부해야 할 판이다.

온갖 시민운동 단체가 연합하여 낙천낙선운동을 전개하며 정치개혁을 선도할 때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또한 교육부 장관의 개인적 자질을 문제삼아 하루에 한 건씩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하던 시민운동 단체의 활동과도 전혀 다른 모습이다. 선거를 둘러 싼 그리고 정치자금과 연결된 구조적 문제를 왜 운동권은 애써 외면하는가.

<유석춘, 연세대교수·사회학>
기사 게재 일자 2000/09/18    |   기사 저장 시간 11:5
독자의견(총 0)
 
관련기사
기사 확대보기
기사 축소보기
줄간격 늘리기
줄간격 줄이기
스크랩
돌려보기
프린트
    회사안내      광고안내      구독신청      회원가입      이용문의      기사제보      Site Map